장재호변호사 15

지방의원 관련 업체 수의계약, 법적으로 문제없다고요? — 부동산 등기부등본 한 장이 모든 것을 바꿉니다

들어가며 —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이 가장 위험합니다 얼마 전 경향신문이 민선 8기 지방의원 전수조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4년 임기 동안 91명의 지방의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업체들이 소속 지방자치단체와 맺은 수의계약(경쟁 입찰 없이 특정 업체와 바로 계약하는 방식) 규모가 무려 516억 원에 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비슷한 유형의 사건들을 여러 차례 다뤄온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의뢰인들이 처음 찾아올 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분을 다 정리했으니까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들었어요.""며느리 명의로 되어 있으니까 저랑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회사 부동산은 제 명의지만, 회사 운영은 제가 안 하는데요." 이 말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오늘 이 글에서 차근차근 설명해..

내 땅인데 들어갈 수가 없어요 — LH 공사 후 고립된 토지, 보상받을 수 있을까?

들어가며 — "내 땅인데 왜 내가 못 들어가나요?" 부동산 분쟁을 다루다 보면, 가끔 법률 교과서에서도 잘 다루지 않는 유형의 억울한 사연을 접하게 됩니다. 최근 경기일보(2026. 6. 30.)가 보도한 시흥 거모지구 사건이 그런 경우입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진행하면서 신설 도로를 기존 지반보다 최대 2m 높게 만들었고, 그 결과 인근 토지주들은 자기 땅에 차로도, 걸어서도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수개월째 LH에 문의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협의 중"이라는 말뿐이었습니다. 토지주의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거창한 보상금이 아니라 기존처럼 내 땅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뿐인데, 몇 달째 연락 한 통 없이 '협의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LH의 태도에 분노하고..

관리비가 갑자기 올랐다면? 2026년 바뀐 법으로 임대인에게 내역 공개 요구하는 방법 [장재호 변호사]

들어가며 — "월세는 그대로인데 관리비가 두 배가 됐어요" 부동산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하소연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변호사님, 월세는 그대로인데 관리비가 갑자기 두 배로 올랐어요. 왜 올랐냐고 물어봤더니 임대인이 '그냥 올랐다'고만 하고 아무 설명도 안 해줘요. 이거 그냥 내야 하나요?" 약국을 운영하시는 분, 작은 카페를 하시는 분, 사무실을 임차해 쓰시는 분 — 업종은 달라도 이 억울함은 똑같습니다. 월세(차임)는 법으로 연 5% 이상 못 올리게 막혀 있는데, 임대인이 그 규제를 피하려고 관리비를 슬쩍 올려버리는 일이 현장에서 비일비재했거든요. 그런데 2026년 5월 12일부터 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법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관리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개발 사업 승인, 막을 수 있을까? — 환경영향평가 부실과 행정소송의 실전 전략 (2편)

들어가며 — "절차는 다 밟았다는데, 왜 이렇게 찜찜하죠?" 1편에서는 애월포레스트 사건의 전체 구조와 주민·사업자 각각의 기본적인 법적 권리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실제 소송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질문들, 즉 "환경 조사가 짧았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나요?", "농지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면 되는 건가요?", "특별법 특례를 쓴 게 왜 문제가 되나요?"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에 답해 드리겠습니다. 부동산 관련 개발 분쟁을 오랫동안 다뤄오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의뢰인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순간은 "절차는 다 밟았다"는 말을 들을 때입니다. 서류는 제출됐고, 심의는 통과됐고, 공고도 났습니다. 그런데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그 '느낌'을 법적 논거로 바꾸는 것이 바로 변호사의 역..

1조 7천억짜리 개발 사업, 내 땅 옆에 들어온다면? — 애월포레스트 사건으로 보는 개발 승인 분쟁의 모든 것

들어가며 — "내 동네에 갑자기 테마파크가 생긴다고요?" 어느 날 아침, 오랫동안 살아온 마을 인근에 대형 개발 사업 공고문이 붙습니다. 125만 제곱미터, 약 1조 7천억 원 규모의 숙박시설과 테마파크가 들어선다는 내용입니다. 주민설명회도 제대로 없었고, 환경 조사는 4개월 만에 끝났다는 소문이 돌고, 원래 개발이 안 되는 땅인데 특별법 조항을 활용해 우회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나는 그냥 주민인데, 이걸 막을 수 있나요?""사업자도 아니고 직접 당사자도 아닌데, 소송을 낼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저는 부동산 관련 분쟁을 전문으로 다루면서, 개발 사업 승인을 둘러싼 행정소송 사건을 여러 차례 다뤄왔습니다. 오늘은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애월포레스트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