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 폭 4m 미만의 길만 접한 땅은 건축법상 도로에 접한 것으로 보지 않아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습니다(건축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제44조 제1항).
· 건축을 목적으로 산 땅에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그 법률적 장애는 매매목적물의 하자가 되고, 계약을 해제하고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8다18506 판결).
· 하자담보책임은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해야 하지만, 착오취소에는 그 제한이 없습니다(민법 제582조,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78703 판결).
· 도시계획도로로 고시만 되어 있고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계획도로를 믿고 매수하면 실제 개설까지 기약이 없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질문
1. 눈앞에 길이 있는데 왜 건축허가가 안 나옵니까
2. 오래 다닌 골목길은 도로로 인정되지 않습니까
3. 계획도로가 예정되어 있으면 괜찮습니까
4. 이미 잔금까지 냈는데 되돌릴 수 있습니까
5. 기간 제한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입니까
6. 매도인과 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까
7. 파는 쪽과 중개하는 쪽은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8. 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합니까
인용 판례 일람
| 판결 | 쟁점 | 결론 |
| 대법원 2000. 1. 18. 선고 98다18506 | 건축 불가라는 법률적 장애가 하자인지 | 하자에 해당, 판단 기준시는 매매계약 성립시 |
|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다5516 | 동기의 착오와 중요부분 | 동기가 표시되면 중요부분의 착오, 취소 가능 |
|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78703 | 착오취소와 하자담보책임의 관계 | 하자담보책임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착오취소 가능 |
|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20190 | 민법 제582조 6개월의 성질 | 제척기간, 재판 밖 권리행사로 충분 |
|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다48515 | 부동산 거래의 고지의무 | 신의칙상 고지의무 인정, 취소 없이 손해배상만도 가능 |
|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두50843 | 막다른 골목길의 도로 인정 | 위치지정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음 |
| 대전지방법원 2019. 3. 5. 선고 2018가단215623 | 지구단위계획 제한과 건축 불가 | 계약 해제, 기지급 1억 6,600만원 반환 |
| 광주지방법원 2018. 2. 6. 선고 2016가단8553 | 중개사의 건축 가능 설명 | 배상책임 인정, 1,887만원 |
며칠 전 영남일보 보도로 알려진 울릉공항 직원사택 사업을 보겠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2024년 울릉읍 사동리 일대 7,064㎡ 땅을 49억원에 사고 소유권까지 넘겨받았습니다. 공항에서 400m, 직원 100명이 살 사택 부지로는 위치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건축허가 신청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그 땅으로 들어가는 길이 폭 3.5m짜리 마을 골목길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도 이런 실수를 합니다. 개인이 노후 자금으로 땅을 사는 경우라면 위험은 더 큽니다. 이런 유형의 분쟁을 여러 건 다루면서 확인한 것은 문제가 터지는 지점이 늘 같다는 사실입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짚겠습니다.
1. 왜 내 땅에 집을 못 짓는다는 겁니까
가. 길이 4미터가 안 되면 법이 말하는 '도로'가 아닙니다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눈앞에 멀쩡한 길이 있고 차도 들어가는데 왜 건축허가가 안 나오느냐고 되묻는 분이 많습니다.
건축법은 '도로'를 따로 정의해 두었습니다. 건축법 제2조 제1항 제11호는 도로를 "보행과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너비 4미터 이상의 도로"로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도로법·사도법 등에 따라 신설 또는 변경 고시가 된 도로이거나, 건축허가 또는 신고를 할 때 시장·군수·구청장이 위치를 지정하여 공고한 도로를 말한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건축법 제44조 제1항은 건축물의 대지가 2미터 이상 이 도로에 접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접도의무(대지가 도로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의무)라고 부르는 이 규정을 풀면 이렇습니다. 폭 4m가 안 되는 길은 아무리 사람과 차가 다녀도 건축법상 도로가 아닙니다. 도로가 아닌 것에 아무리 넓게 붙어 있어도 접도의무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울릉공항 사택 부지에 붙은 3.5m 골목길이 정확히 이 경우입니다.
여기에 한 겹이 더 있습니다. 1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을 지으려면 건축허가에 앞서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단계에서는 사업 규모에 걸맞은 진입도로가 따로 요구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업에는 폭 6m 이상이 사실상 필수였습니다. 4m 문턱도 못 넘는 길로는 6m 문턱을 넘을 방법이 없습니다.
나. "여기 오래 다닌 길인데 도로 아닌가요"
대법원은 이 질문에 분명히 답했습니다.
막다른 골목길을 유일한 통행로로 하는 부지에 과거 건축허가나 신고, 준공검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건축법 제44조 제1항이 접도의무를 정하고 있다는 점만을 들어 그 골목길에 도로로서의 위치 지정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두50843 판결). 옆집이 그 길로 집을 지었다는 사실이 내 땅의 허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판결은 접도의무의 예외인 "해당 건축물의 출입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건축법 제4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해당하는지도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 통행로의 실제 상태를 따져 개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100세대 공동주택에서 이 예외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 계획도로만 믿고 사면 어떻게 됩니까
울릉 사안의 핵심이 여기 있습니다. 공항공사는 진입도로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매입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울릉군이 계획도로를 낼 것으로 보고 사업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런데 그 계획도로는 예산이 잡힌 사업이 아니라 장기 도시계획에 반영된 수준이었습니다. 토지보상비와 공사비가 확보된 뒤에 추진한다는 방침만 있을 뿐, 착공 시기도 개설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법률적으로 미묘한 지점이 있습니다. 건축법 제2조 제1항 제11호는 고시된 도로뿐 아니라 그 예정도로까지 도로에 포함합니다. 그래서 도시계획도로로 고시만 되어 있어도 건축법상 도로로 인정될 여지가 생깁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서류상 도로가 있다고 해서 개발행위허가가 나오지도 않고, 무엇보다 공사 차량이 들어갈 길이 실제로 생기지도 않습니다. 사용승인 단계에서 다시 막힙니다.
땅을 살 때 "여기 도시계획도로 예정입니다"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반드시 두 가지를 나누어 확인하셔야 합니다. 고시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사업에 예산이 배정되어 실시계획 인가까지 갔는지입니다. 앞의 것만 있고 뒤의 것이 없으면 그 도로는 10년이 지나도 안 생길 수 있습니다.
2. 이미 돈을 다 냈습니다, 되돌릴 수 있습니까
가. 건축이 안 되는 땅은 법이 보는 '하자 있는 물건'입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분이 포기합니다. 땅 자체는 멀쩡하니 하자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건축을 목적으로 매매된 토지에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어 건축이 불가능한 경우, 이러한 법률적 제한 내지 장애 역시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8다18506 판결). 흙이 무너지거나 물이 나오는 물리적 결함만 하자가 아니라, 법령 때문에 쓸 수 없게 된 상태도 하자라는 뜻입니다.
같은 판결에는 실무에서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하자의 존부는 매매계약이 성립한 때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계약할 때는 지을 수 있었는데 그 뒤 법령이 바뀌어 못 짓게 된 경우라면 이 길로는 다투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계약 당시 이미 못 짓는 땅이었다면, 그 사실을 나중에 알았더라도 하자는 계약 시점에 존재한 것입니다.
실제로 대전지방법원은 6억 6,000만원에 대지를 매수한 매수인이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의 제한 때문에 목적한 다가구주택을 지을 수 없게 되자, 이러한 법률적 제한을 하자로 보아 민법 제580조·제575조 제1항에 따른 계약 해제를 인정하고 이미 지급한 1억 6,600만원의 반환을 명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19. 3. 5. 선고 2018가단215623 판결).
나. "지을 수 있는 줄 알고 샀다"는 말도 무기가 됩니다
하자담보책임 말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착오취소(잘못 알고 한 계약을 없던 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건축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계약 내용 자체가 아니라 계약을 하게 된 동기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냥은 취소가 안 됩니다. 대법원은 동기의 착오라도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겠다는 뜻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이 되었다고 인정되면 중요부분의 착오가 되며, 따로 합의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다5516 판결). 이 사건에서는 아파트 300여 세대를 짓기 위해 토지를 매수한다는 동기가 계약 체결 당시 표시되어 취소가 인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78703 판결은 매매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으면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하는지와 상관없이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두 제도는 취지도 요건도 효과도 다르므로 하나가 막혔다고 다른 하나까지 막히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이 차이가 결정적일 때가 있습니다. 하자담보책임에는 뒤에서 볼 6개월의 기간 제한이 있지만 착오취소에는 그 제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약서나 문자, 통화 녹취에 "여기에 집을 지으려고 산다"는 말이 남아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계약서에는 아무 말도 없는데 중개사와 주고받은 문자에 "주택 신축용으로 찾는다"는 문장이 남아 있어 실마리가 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 6개월이 지나면 늦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이겁니다. 권리는 있는데 시간이 지나 못 쓰는 경우입니다.
민법 제582조는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매수인의 권리를 그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하도록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기간을 제척기간으로 보면서, 반드시 소송을 낼 필요는 없고 재판 밖에서 권리를 행사해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20190 판결). 내용증명으로 해제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도 기간은 지켜집니다.
같은 판결에는 반가운 기준도 있습니다. '하자가 있음을 안 날'이란 무언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그 원인이 하자 때문이라는 점까지 안 날을 말합니다. 구청에서 "이 땅은 접도의무를 못 채워 허가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날이 기산점이 되는 것이지, 막연히 불안했던 날이 기산점은 아닙니다.
그렇더라도 확인한 날부터는 시계가 돌아갑니다. 허가가 어렵다는 답을 들으셨다면 그날 바로 내용증명부터 보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용도 얼마 들지 않습니다.
3. 판 사람과 중개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까
가. 말해주지 않은 것도 책임이 됩니다
매도인이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 경우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부동산 거래에서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을 고지받았더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그 사정을 미리 알려 줄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다48515 판결). 아파트 단지 인근에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사실을 분양자가 알리지 않은 사안이었습니다.
이 판결에는 실무상 유용한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지 않고 손해배상만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땅을 되돌려주고 돈을 받아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계약은 그대로 두고 값어치가 떨어진 만큼을 배상받는 길을 택할 수 있습니다.
진입도로가 없어 건축이 불가능하다는 사정은 이 기준에 정면으로 들어맞습니다. 그 사실을 알았다면 아무도 그 값에 그 땅을 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 중개사가 "여기 집 지을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면
광주지방법원의 판결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주택을 지으려고 땅을 찾던 매수인이 공인중개사에게 "주택 건축이 가능한 토지를 중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중개사는 건축사와 함께 두 차례 현장을 둘러본 뒤 건축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고, 매수인은 그 말을 믿고 1억 5,800만원에 땅을 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땅이었습니다. 법원은 중개사에게 1,887만원의 배상을 명했습니다. 함께 피고가 된 건축사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18. 2. 6. 선고 2016가단8553 판결).
이 판결에서 두 가지를 읽으셔야 합니다.
첫째,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는 실질적인 의무입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몇 미터 도로에 접함"이라고 적는 항목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 적으면 책임이 따라옵니다.
둘째, 받아낸 금액이 손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매수인이 구한 4,878만원 중 인정된 것은 1,887만원입니다. 소송으로 전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한편 중개사의 책임에도 선이 있습니다. 하급심 판결 중에는 신축 가능한 건축물의 구체적인 건축면적이나 건폐율이 매수인이 원하는 수준에 이르는지는 매수인이 스스로 건축사에게 의뢰해 확인할 사항이고, 공인중개사법상 설명의무가 있는 건폐율 상한과는 별개라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0. 5. 20. 선고 2019나105830 판결). 중개사에게 모든 것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4. 파는 쪽과 중개하는 쪽은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여기까지는 산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반대편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매도인이라면 계약서의 문언을 다시 보셔야 합니다. 매수인의 건축 목적이 계약서나 특약에 드러나 있으면 착오취소와 하자담보책임 양쪽에 모두 문이 열립니다. 반대로 "매수인은 토지의 현황과 공법상 제한을 확인하였고 이를 전제로 매매대금을 정하였다"는 취지의 조항을 두고 실제로 관련 서류를 교부한 사실을 남겨 두면 방어선이 생깁니다. 다만 알고 있으면서 숨긴 사정까지 이 조항으로 덮이지는 않습니다. 고지의무 위반은 특약으로 면제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하자 존부의 판단 기준시가 계약 성립시라는 점(대법원 98다18506)은 매도인에게 유리하게도 작용합니다. 계약 이후 도시계획이 바뀌어 건축이 막힌 경우라면 매도인의 책임을 부정할 여지가 큽니다. 그 시점을 입증할 자료를 계약 단계에서 챙겨 두셔야 합니다.
중개사라면 확인·설명서의 도로 항목을 눈으로 본 폭이 아니라 지적도와 토지이용계획확인원으로 채우셔야 합니다. 현황도로와 건축법상 도로는 다른 개념입니다. "건축 가능하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필요하다면 관할 관청 건축과에 사전 문의를 넣고 그 답변을 문서로 남겨 매수인에게 전달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광주지방법원 사건에서 중개사가 진 책임은 결국 현장을 둘러보고 건축이 가능하다고 말한 데서 출발했습니다.
5. 계약 전 30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것들
분쟁이 생긴 뒤 되찾는 것보다 계약 전에 막는 편이 훨씬 쌉니다. 순서대로 적겠습니다.
첫째,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떼어 보십시오. 정부24나 토지이음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시계획도로가 걸려 있는지, 어떤 용도지역인지, 지구단위계획구역인지가 한 장에 나옵니다.
둘째, 지적도로 접도 여부를 보십시오. 땅에 붙은 길의 지목이 '도로'인지 '전'이나 '답'인지가 갈립니다. 남의 땅 위로 난 사실상의 길이라면 그 소유자의 사용 승낙 없이는 허가가 어렵습니다.
셋째, 길의 폭을 실제로 재 보십시오. 4m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차 두 대가 겨우 비껴가는 골목은 대체로 3m 안팎입니다.
넷째, 관할 시·군·구 건축과에 물어보십시오. 지번을 대고 "여기에 이런 규모의 건물을 지으려는데 접도 요건과 개발행위허가에 문제가 없는지"를 물으면 대체로 답을 줍니다. 담당자 이름과 통화 일시를 메모해 두십시오. 대법원 95다5516 사건에서도 시청 주무계장의 확인을 받고 계약한 사정이 매수인의 중대한 과실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다섯째, 건축 목적을 계약서에 남기십시오. "매수인은 본 토지에 단독주택 신축을 목적으로 매수하며,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본 계약은 해제되고 매도인은 수령한 대금을 반환한다"는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이 한 줄이 있고 없고가 소송의 난도를 완전히 바꿉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울릉공항 사택 부지의 문제는 특별한 사건이 아닙니다. 폭 4m가 안 되는 길, 예산 없는 계획도로, 이 두 가지에 걸려 멈춰 선 땅은 전국 어디에나 있습니다. 49억원을 들인 공공기관도 걸렸습니다.
이미 계약하셨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관할 관청에서 건축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서면으로 확인받고, 그날부터 6개월 안에 내용증명으로 해제 또는 취소 의사를 밝히고, 계약 당시 건축 목적이 드러난 자료를 모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해 두면 그 뒤의 선택지는 넓게 남습니다.
아직 계약 전이시라면 위 다섯 가지를 확인하는 데 반나절만 쓰시기 바랍니다. 그 반나절이 몇 억을 지킵니다.
땅과 관련한 분쟁은 시간이 갈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판단이 서지 않으실 때 혼자 결정하지 마시고 서류를 들고 상의하십시오.
참고 판례
· 대법원 2000. 1. 18. 선고 98다18506 판결 — 건축 목적 토지에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법률적 장애도 매매목적물의 하자, 하자 판단 기준시는 매매계약 성립시
·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다5516 판결 — 표시된 동기의 착오는 중요부분의 착오
·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78703 판결 — 하자담보책임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착오취소 가능
·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20190 판결 — 민법 제582조 6개월은 제척기간, 재판 밖 권리행사로 충분
·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다48515 판결 — 부동산 거래의 신의칙상 고지의무, 취소 없이 손해배상만 청구 가능
·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두50843 판결 — 막다른 골목길에 대한 도로 위치지정은 추정되지 않음
· 대전지방법원 2019. 3. 5. 선고 2018가단215623 판결 — 지구단위계획 제한으로 건축 불가, 계약 해제와 대금 반환 인정
· 광주지방법원 2018. 2. 6. 선고 2016가단8553 판결 — 건축 가능하다고 설명한 공인중개사의 배상책임 인정
관련 법령 건축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제44조 제1항 / 민법 제109조 제1항, 제580조, 제575조 제1항, 제582조 /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3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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