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률 일반

GTX 공사 때문에 매출이 반 토막 났습니다 — 인근 상인이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부만변 2026. 6. 30. 09:25

장재호 변호사 | 부동산 전문

 

5년째 공사장 옆에서 장사하고 계신 분들,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얼마 전 중앙일보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 3번 출구 앞 A빌딩 1층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20212월부터 시작된 GTX-A 노선 공사 이후 매출이 30%, 손님이 40% 줄었다고 했습니다. 옆 카페 C씨는 "원래는 통창으로 시야가 탁 트여 있던 매장이었는데, 이제는 햇빛도 안 들어오고 먼지투성이 공사장 뷰가 됐다"고 했습니다. 공사는 202810월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미 5년을 버텼고, 앞으로 2년을 더 버텨야 합니다.

 

저는 부동산 분야만 집중해서 다루는 변호사로서, 이와 유사한 상황 공사 현장 인근에서 영업하다 피해를 입은 분들의 사건을 여러 건 다뤄왔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사건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실제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이 사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Q. GTX 공사가 왜 인근 상인들에게 문제가 되나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국가 기간교통망 사업입니다. 국가철도공단이 원래 사업시행자이고, 서울시가 위탁을 받아 설계·공사·민원처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사 자체는 적법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인근 건물 1층 상인들이 입은 피해입니다.

 

공사 펜스가 설치되면서 기존 5m 이상이던 인도 폭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건물 앞 주차공간 4면 중 차량 1대만 진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사 천막과 가림막이 매장 앞을 가려 손님들이 가게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칩니다. 햇빛도 차단됐습니다. 2023년 굴착 공사 때는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5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Q. 서울시는 뭐라고 했나요?

 

서울시는 "법정 절차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했습니다. 온라인 홈페이지('토지이음')에 개발실시계획을 고시하고 공고·공람 절차를 거쳤다는 것입니다. 또한 해당 업체들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토지 보상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우편 공지를 할 의무가 없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법대로 했고, 당신들은 보상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는 입장입니다.

 

2. 법적으로 따져보면 어떻게 되나요?

 

Q. 공사 때문에 매출이 줄었다고 무조건 보상받을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는데, 각각 요건이 다릅니다.

 

첫 번째 경로 토지보상법상 '영업손실보상'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64조는 공사 구역 밖에서 영업하는 사람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 배후지(쉽게 말해, 내 가게의 주요 고객이 있는 지역)3분의 2 이상이 없어진 경우

- 진출입로(가게로 들어오는 길)가 완전히 막혀 휴업이 불가피한 경우

 

이 사건에서는 두 요건 모두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역 인근 고객층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접근이 불편해진 것이고, 업주들은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2021년 유사한 사건에서 "공사로 인해 임시 가설도로가 설치됐지만 여전히 상가에 진입이 가능했고, 원고는 공사 기간 동안 계속 영업을 해왔다"는 이유로 토지보상법상 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1. 5. 13. 선고 2020가단15231 판결).

 

두 번째 경로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

 

토지보상법상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공사로 인한 피해가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수인한도)를 넘었다면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 사건에서 현실적인 구제 수단입니다.

 

Q. '참을 수 있는 한도'라는 게 뭔가요? 어떻게 판단하나요?

 

법원은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피해의 정도와 성격 (소음, 진동, 일조 차단, 접근성 저하 등)

- 피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 공사의 공익성 (GTX처럼 국가 기간사업일수록 수인한도가 높아질 수 있음)

- 피해를 피할 방법이 있었는지

 

이 사건에서 5년 이상 지속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광주지방법원은 2023년 판결에서 "이 사건 공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장기간 이루어진 대규모 공사"라는 점을 수인한도 초과를 인정하는 근거로 명시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2가단650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도 "1년이 넘는 장기간 동안 공사가 이루어진 점"을 위자료 산정의 가중 요소로 고려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8. 13. 선고 2013가단67493 판결).

 

단기 공사와 장기 공사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같은 강도의 피해라도 5년이 넘으면 법원이 수인한도 초과를 인정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Q. 일조권 침해도 주장할 수 있나요?

 

, 가능합니다. 카페 C씨처럼 "햇빛이 안 들어온다"는 피해는 일조권 침해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법원은 동짓날 기준으로 총 일조시간이 4시간 미만이거나 연속 일조시간이 2시간 미만이면 수인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이 사건은 건물 신축이 아닌 공사 중 설치된 임시 구조물로 인한 일조 차단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사 완료 후에도 환기구와 엘리베이터 등 지상 구조물이 영구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므로, 단순한 임시 피해로만 볼 수 없습니다. 이 경우 건물 신축에 의한 일조권 침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3. 누구를 상대로, 어떻게 청구해야 하나요?

 

Q. 서울시, 국가철도공단, 시공사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나요?

 

셋 다 피고로 삼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 서울시: 위탁받은 사업시행자로서 설계·공사·민원처리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공사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집니다.

- 국가철도공단: 원래 사업시행자로서 사업 전체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 주체입니다.

- 시공사: 실제 공사를 수행하면서 펜스 설치, 소음·진동 관리 등을 담당했으므로 직접적인 불법행위 책임을 집니다.

 

이들이 공동불법행위자로 인정되면 부진정연대채무(쉽게 말해, 셋 중 누구에게든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관계)가 성립합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도시철도 공사로 인한 인접 건물 피해 사건에서 공사 시행자의 손해배상 의무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1. 12. 22. 선고 2017가단110509 판결).

 

또한 건설산업기본법 제44조 제1항은 "건설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수급인(원도급자)은 하수급인(하도급자)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도 집니다(건설산업기본법 제44조 제3).

 

Q. 서울시가 "법정 절차를 다 지켰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서울시가 온라인 공고·공람 절차를 이행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 주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공익사업 시행 과정에서 주민들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위법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5221668 판결). 그러나 절차 위반 이후 이를 시정하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피해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1. 8. 12. 선고 2015208320 판결).

 

실무적으로는 절차적 위법성을 독립적인 청구 원인으로 삼기보다, 위자료(정신적 피해 보상)를 높이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공사 계획 단계부터 지금까지 별도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었다"는 업주들의 진술은 이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4.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요?

 

Q. "공사 때문에 매출이 줄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나요?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법원은 단순히 "공사 기간에 매출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등 다른 요인과의 구별이 필요합니다. 울산지방법원은 2022년 판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 방문인원 제한,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각종 요식업체의 매출액 급감이 있었던 상황"을 이유로 공사와 매출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2. 12. 20. 선고 2021가단110027 판결).

 

이 사건에서 업주 B씨가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매출이 더 줄었다"고 진술한 것은 오히려 유리한 사정입니다. 코로나19 영향이 소멸된 2022년 이후에도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면, 공사가 원인임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무적으로 준비해야 할 자료들:

 

- 공사 착공 전 최소 3년간의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 종합소득세 신고서 (기준 매출·영업이익 확인용)

- 공사 기간 중 월별 카드 매출 내역, 현금영수증 발행 내역

- 인근 동종 업체의 같은 기간 매출 변동 자료 (공사 영향을 받지 않는 업체와 비교)

- 통신사 빅데이터 기반 유동인구 변화 자료 (공사 전후 비교)

- 공사 전후 인도 폭 변화를 보여주는 측량 자료, 사진

 

Q. 매출이 줄었다고 해서 줄어든 매출액 전부를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법원은 매출액 감소분이 아닌 영업이익 감소분을 기준으로 손해를 산정합니다. 매출이 줄면 원재료비, 인건비 등 변동비도 함께 줄기 때문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22년 판결에서 영업손해를 산정할 때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인건비, 임차료, 제세공과금 등을 공제한 영업이익 감소분을 기준으로 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2. 11. 24. 선고 2021가합9385 판결).

 

손해액의 정확한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도 희망이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정확한 금액을 못 밝혀도 법원이 합리적인 금액을 인정해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5. 공사 중지 가처분은 가능한가요?

 

Q. 당장 공사를 멈추게 할 수 있나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이미 공정률이 95%에 달하고, GTX라는 국가 기간사업이라는 점에서 법원이 공사 중지 가처분을 인용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부산고등법원은 환경침해를 이유로 한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공사의 공익성을 수인한도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04. 11. 29. 선고 200441, 200442(병합) 결정).

 

공사 중지보다는 손해배상 청구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6. 공사가 끝난 후에도 피해가 계속된다면?

 

Q. 공사 완료 후 환기구·엘리베이터가 영구 설치되면 어떻게 되나요?

 

이 부분이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입니다. 공사 기간 중 피해와 공사 완료 후 영구 구조물로 인한 피해는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원인이 됩니다.

 

공사 완료 후에는 건물 신축에 의한 일조권 침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영구 구조물로 인해 일조가 차단되고 접근성이 저하된다면, 이는 공사 기간 중 피해와는 별개로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멸시효입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민법 제766). 공사 기간 중 피해에 대해서는 이미 소멸시효가 진행 중이므로, 지금 바로 법적 조치를 취하거나 최소한 시효를 중단시키는 조치(내용증명 발송, 소 제기 등)가 필요합니다.

 

7. 이 사건이 부동산 문제인 이유

 

Q. 이게 왜 부동산 문제인가요?

 

이 사건은 단순한 공사 피해 사건이 아닙니다. 핵심은 부동산의 사용·수익권 침해입니다.

 

건물 앞 주차공간 4면 중 3면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건물 소유자의 재산권 침해입니다. 일조권 침해는 건물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떨어뜨립니다. 접근성 저하는 상가 임차인의 영업권과 직결됩니다. 공사 완료 후 영구 구조물이 설치되면 건물 및 점포의 재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이 사건을 다루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공사 피해 보상 문제는 결국 부동산의 가치와 사용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비슷한 상황에 처해 계신 분들께

 

공사장 옆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의 고충은 숫자로 다 표현되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면서 오늘도 손님이 없을까봐 걱정하는 마음, 공사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막함, 그리고 "우리는 보상 대상이 아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허탈함.

그러나 법적으로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토지보상법상 보상 대상이 아니더라도,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피해가 있다면 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5년이라는 기간은 법원이 수인한도 초과를 인정하는 데 유리한 사정입니다. 다만 소멸시효가 진행 중이므로, 지금 바로 전문가와 상담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저는 이와 유사한 공사 피해 사건, 일조권 침해 사건, 접근성 저하로 인한 영업손해 사건을 다수 다뤄온 경험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므로, 개별 상담을 통해 정확한 판단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