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률 일반

노인학대 판정에 불복하는 법 — 행정심판·행정소송·집행정지 완전 가이드 [시리즈 2편] — 부동산 전문 장재호 변호사의 실전 분석

부만변 2026. 7. 6. 09:09

 

들어가며 "억울한데, 어디에 어떻게 따져야 하나요?"

 

요양원을 운영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노인학대 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원이 한 행동이 문제가 됐을 수도 있고, 낙상 사고 후 병원에 늦게 데려갔다는 이유로 '방임'으로 판정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치매 어르신이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난간을 설치했는데 '신체 구속'으로 판정받기도 합니다.

 

판정이 나면 구청에서 업무정지처분이 예고됩니다. 업무정지가 되면 요양원 문을 닫아야 하고, 입소 어르신들을 다른 시설로 옮겨야 합니다.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습니다. 그리고 앞서 1편에서 다룬 것처럼, 요양원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이 처분이 계약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노인학대 판정에 불복하는 구체적인 방법, 업무정지처분이 내려졌을 때 집행을 막는 방법을 설명드립니다.

 

1. 노인학대 판정 업무정지처분,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요?

 

절차를 알아야 대응할 수 있습니다

 

노인학대 신고부터 업무정지처분까지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고 접수 노인보호전문기관(전화 1577-1389)에 신고가 들어옵니다.

현장조사 노인보호전문기관 직원이 요양원을 방문하여 조사합니다. 이때 반드시 현장출입조사서를 제시해야 합니다(행정조사기본법 제17).

학대 판정 지역노인학대사례판정위원회에서 학대 여부를 판정합니다.

구청 보고 판정 결과가 관할 구청에 통보됩니다.

청문 절차 구청은 업무정지처분 전에 반드시 청문을 실시해야 합니다(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63). 이 단계에서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업무정지처분 구청장이 공식적으로 업무정지처분을 내립니다.

불복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2. 판정에 이의가 있다면 중앙노인학대사례판정위원회 재심의

 

처분 전에 먼저 이의를 제기하세요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의 판정에 이의가 있다면, 중앙노인학대사례판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노인복지법 제39조의5 1항 제8호에 근거하여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내에 설치되어 있으며, 분쟁 사례를 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재심의를 신청하면 구청의 처분 발령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을 활용하여 증거를 수집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법원은 중앙위원회의 결정도 독립적인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3구합51544 판결). 따라서 재심의 결과에 불복하더라도 그 결정 자체를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는 없고, 이후 구청의 업무정지처분을 다투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3. 업무정지처분이 내려졌다면 집행정지 신청

 

"처분은 받았지만, 당장 문을 닫을 수는 없어요"

 

업무정지처분이 내려졌다고 해서 즉시 요양원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멈출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에서의 집행정지는 행정심판법 제30조 제2항에 근거합니다. "중대한 손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필요성이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 집행정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요양원 업무정지처분은 입소 어르신들의 전원 조치가 필요하고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중대한 손해'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정소송에서의 집행정지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에 근거합니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 집행정지를 결정합니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은 "집행정지결정이 내려지면 처분에서 정해 둔 효력기간은 판결 선고 시까지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40720 판결). , 업무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더라도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요양원을 계속 운영할 수 있습니다.

 

4. 노인학대 판정, 어떤 경우에 취소될 수 있나요?

 

판례로 보는 취소 가능성

 

법원이 업무정지처분을 취소한 사례들을 유형별로 정리해 드립니다.

 

현장조사 절차 위반

인천지방법원은 2022년 판결(2021구합511)에서, 2차 현장조사 시 새로운 현장조사서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제1항 위반이라고 보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조사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그 조사에 기반한 처분 자체가 위법해집니다.

 

방임 여부 불인정 단순 과실과의 구별

인천지방법원은 2024년 판결(2024구합52353)에서, 요양보호사가 마스크를 가져오러 1~2분 자리를 비운 사이 낙상이 발생한 사안에서 방임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방임행위는 신체적·성적 학대행위 등에 준하는 정도로 기본적인 보호와 치료를 소홀히 하는 행위"라고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3구합51544 판결 참조).

 

경찰의 혐의없음 결정이 있는 경우

수원지방법원은 2025년 판결(2024구합65981)에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판정이 있었더라도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경우 이를 처분사유 부존재의 유력한 간접증거로 보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처분 수위가 과중한 경우 재량권 일탈·남용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판결(2020구합62021)에서, 신체적·성적 학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지정취소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아 취소했습니다. 법원은 "부령 형식의 처분기준은 대외적 구속력이 없으며, 처분의 적법 여부는 관계 법령의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5. 매도인과 매수인, 각자의 전략

 

매도인(요양원을 판 사람) 입장에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 공정증서가 있다면 즉시 강제집행 착수 (예금 압류·추심이 가장 빠릅니다)

- 노인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 절차에 위반이 있었는지 확인

- 청문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의견 제출

- 행정처분이 발령되기 전에 집행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

 

핵심 논거: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판정은 행정처분이 아닙니다. 실제 업무정지처분이 발령되어야 계약서 특약이 적용될 수 있고, 인수인계가 이미 완료된 이후라면 특약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매수인(요양원을 산 사람) 입장에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 업무정지처분이 실제로 발령되었는지 확인

- 처분이 발령되었다면 즉시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제기 + 집행정지 신청

- 계약서 특약 제3조의 '행정처분'이 발생했음을 입증할 증거 수집

- 인수인계 완료 시점 확인 (인수인계 이전에 처분이 발령되었는지 여부)

 

핵심 논거:

일반적인 계약서는 "계약이후 인수인계 이전까지 행정처분 발생시 이 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합니다. 업무정지처분이 인수인계 완료 전에 발령되었다면, 이 특약에 따라 계약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A)

 

Q. 노인학대 판정이 나면 요양원 운영을 즉시 중단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판정 자체는 행정처분이 아닙니다. 구청의 업무정지처분이 내려진 이후에도,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운영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Q. 직원이 한 행동인데, 왜 요양원 전체가 업무정지를 받나요?

 

A.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6호는 "장기요양기관의 종사자 등"의 행위를 처분 사유로 규정합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에서 "장기요양기관의 장이 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처분을 면할 수 있습니다. 평소 노인학대 예방교육 실시, CCTV 설치·운영 등의 증거가 중요합니다.

 

Q. 업무정지 6개월은 너무 가혹한 것 같은데, 줄일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법원은 처분기준이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고 보고 있어, 위반행위의 동기·내용·정도·결과를 고려하여 감경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2021년 판결(2020구합14427)에서 억제대 사용 사안에서 업무정지 6개월을 취소하고 3개월로 감경한 사례가 있습니다.

 

마치며 노인보호 사건, 전문가와 함께 대응하세요

 

노인학대 판정과 행정처분은 요양원 운영자에게 사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동시에 요양원 매매계약과 얽히면 수억 원의 민사 분쟁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서 이러한 복합적인 분쟁을 다수 다뤄왔습니다. 행정처분 취소 소송, 집행정지 신청, 민사 계약 분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사건에서는 각 절차의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다음 편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행정처분 승계 문제 요양원을 사면 전 운영자의 잘못도 내가 책임져야 하나? 를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