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변호사 3

억울한 임대인도 있다 — 채무불이행과 사기죄의 경계, 그리고 공인중개사의 책임 — 경제사정이 나빠진 임대인과 선의의 중개사를 위한 법적 안내

전세사기 사건을 다루다 보면,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던 임대인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계약 당시에는 분명히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있었는데,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진 임대인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형사 피의자가 되어 수사를 받으면서 "나는 처음부터 속인 게 아닌데"라고 호소합니다. 반대로, 임대인의 허위 정보를 그대로 전달했다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린 공인중개사들도 있습니다. "임대인이 알려준 대로 썼을 뿐인데 왜 내가 책임을 지냐"는 항변은 법적으로 얼마나 통할까요? 1. 임대인 입장 —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Q. 계약할 때는 진짜 돌려줄 수 있었는데, 나중에 못 돌려주게 됐습니다. 이것도 사기죄인가요? 아닙니다. 법원은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체결..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 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민사·형사·행정 절차를 동시에 움직이는 전략

"변호사님, 형사 고소를 먼저 해야 하나요, 민사 소송을 먼저 해야 하나요?" 전세사기 피해 상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정답은 "둘 다 동시에, 단 순서와 타이밍을 전략적으로 조율해야 한다"입니다. 그리고 그 전에 반드시 먼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1.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 임대인 재산 묶기 Q. 소송에서 이겨도 돈을 못 받는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법원에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줘라"는 판결을 받아도, 그 사이 임대인이 재산을 모두 처분하거나 숨겨버리면 실제로 돈을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비극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가압류(임대인의 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것)입니다. 임대인의 다른 부동산, 예금 계좌, 자동차 등에 가압류를 신..

관리비가 갑자기 올랐다면? 2026년 바뀐 법으로 임대인에게 내역 공개 요구하는 방법 [장재호 변호사]

들어가며 — "월세는 그대로인데 관리비가 두 배가 됐어요" 부동산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하소연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변호사님, 월세는 그대로인데 관리비가 갑자기 두 배로 올랐어요. 왜 올랐냐고 물어봤더니 임대인이 '그냥 올랐다'고만 하고 아무 설명도 안 해줘요. 이거 그냥 내야 하나요?" 약국을 운영하시는 분, 작은 카페를 하시는 분, 사무실을 임차해 쓰시는 분 — 업종은 달라도 이 억울함은 똑같습니다. 월세(차임)는 법으로 연 5% 이상 못 올리게 막혀 있는데, 임대인이 그 규제를 피하려고 관리비를 슬쩍 올려버리는 일이 현장에서 비일비재했거든요. 그런데 2026년 5월 12일부터 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법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관리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