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률 일반

공공공사 계약금액 조정 배제특약의 효력 — 물가변동·설계변경·공기연장 추가비용을 막아 둔 조항이 무효가 되는 기준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대법원 2019다214460·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부만변 2026. 9. 23. 09:49

 

세 줄 요약

 

· 발주기관이 계약서나 입찰안내서로 계약금액 조정을 배제한 특약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안에서 건설사 두 곳은 환차손 약 131억 원을 스스로 떠안았습니다.

 

· 다만 발주처가 기한을 무제한으로 미룰 수 있게 하면서 추가비용을 주지 않기로 한 조항은 무효입니다. 대법원 2019다214460 판결의 사안에서 금융비용·보증수수료·보험료·임금상승분이 실비로 인정되었습니다.

 

· 2026년 9월 22일 재정경제부가 공공기관 계약특례 60건 가운데 22건을 폐지·수정하기로 하였으나, 이미 서명한 계약서의 문언은 그 발표로 바뀌지 않습니다.

 

 

이 글이 답하는 질문

 

1. 계약서에 「이 사유로는 계약금액을 조정하지 아니한다」고 적혀 있으면 그대로 따라야 합니까

2. 어떤 조항이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으로 무효가 됩니까

3. 공사기간이 늘어난 경우 받을 수 있는 비용은 어디까지입니까

4. 계약내용변경 합의서에 서명하면 조정 청구가 막힙니까

5. 설계변경은 무엇을 갖추어야 설계변경으로 인정됩니까

6. 조정은 언제까지 신청하여야 합니까

7.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발주한 공사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까

 

 

법령 일람표

 

법령 조문 문언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계약을 체결할 때 이 법 및 관계 법령에 규정된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 또는 조건(이하 "부당한 특약등"이라 한다)을 정해서는 아니 된다 (2019. 11. 26. 신설, 2020. 5. 27. 시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3항에 따른 부당한 특약등은 무효로 한다 (2019. 11. 26. 신설, 2020. 5. 27. 시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9조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공사계약ㆍ제조계약ㆍ용역계약 또는 그 밖에 국고의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한 다음 물가변동, 설계변경, 그 밖에 계약내용의 변경(천재지변, 전쟁 등 불가항력적 사유에 따른 경우를 포함한다)으로 인하여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계약금액을 조정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6조 제1항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하여 공사ㆍ제조등의 계약에 있어서 제64조 및 제65조의 규정에 의한 경우외에 공사기간ㆍ운반거리의 변경등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변경된 내용에 따라 실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이를 조정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 삭제 (2020. 4. 7. 대통령령 제30597호). 종전 문언은 현행 법률 제5조 제3항과 같습니다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5조 제2항 기관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 규칙 및 관계 법령에 따른 계약상대자의 계약상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국가계약법은 2026년 6월 11일 시행 법률 제21418호, 같은 법 시행령은 2026년 6월 3일 시행 대통령령 제36338호,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은 2026년 4월 20일 시행 재정경제부령 제28호를 확인하였습니다.

 

 

인용 판례 일람표

 

법원 사건번호 선고일 쟁점 결론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2017. 12. 21.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규정이 조정을 배제하는 합의를 금지하는지, 부당한 특약의 판단 기준 상고기각. 배제 합의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부당특약이 되려면 형평에 어긋나는 불이익이 인정되어야 함
서울고등법원 2011나75203 2012. 7. 10. 아산배방지구 집단에너지시설 건설공사의 국외 공급분 고정불변금액 특약과 환차손 약 131억 원 항소기각. 계약 체결 당시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는 조항은 사후의 불이익만으로 무효가 되지 아니함
대법원 2019다214460 2020. 8. 13. 발주처가 기한을 무제한으로 연기할 수 있게 하면서 추가 대금을 주지 않기로 한 조항의 효력 상고기각.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으로 무효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2019. 1. 18. 공급기일 연기로 생긴 금융비용ㆍ보증수수료ㆍ보험료ㆍ임금상승분과 선급금비용의 실비 인정 범위 원고 일부승. 자료로 지출이 확인되지 아니한 보증연장비용과 추가 인원 파견 비용은 배척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2026. 8. 21. 계약내용변경 합의서의 공사기간 유지ㆍ증액 배제 문구가 부당특약인지, 임시배전반 위치 변경이 설계변경인지 항소기각. 부당특약으로 볼 수 없고 설계변경 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함. 확정 여부 미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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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공사 현장에서 발주처의 요청으로 공사가 멈추면 그 기간에도 나가는 돈은 그대로 나갑니다. 현장사무소 인건비가 나가고, 보증서 기간을 늘리는 수수료가 붙으며, 자재값과 노무비는 그사이에 오릅니다.

 

그런데 계약서를 열어 보면 「이 사유로는 계약금액을 조정하지 아니한다」는 줄이 들어 있는 때가 있습니다. 발주기관이 국가계약법령의 일반 원칙보다 조정 통로를 좁혀 따로 만들어 둔 조항입니다.

 

2026년 9월 22일 재정경제부가 그런 조항들을 손보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다만 이미 서명을 마친 계약서는 그 발표만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계약금액 조정은 돈을 더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계약금액을 다시 정하는 절차입니다

 

공공계약에서 계약금액 조정(계약을 맺은 뒤 물가·설계·공사기간이 바뀌었을 때 계약금액 자체를 다시 정하는 것)은 손해배상 청구와 다릅니다. 계약 체결 뒤에 물가변동, 설계변경, 그 밖의 계약내용 변경이 생기면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9조).

 

조정 사유는 셋으로 나뉩니다. 물가가 오르내린 경우, 설계가 바뀐 경우, 공사기간이나 운반거리처럼 그 밖의 계약내용이 바뀐 경우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금액이 가장 크게 움직이는 것은 셋째입니다. 공사기간이 늘면 현장 유지비와 금융비용이 그 기간만큼 붙기 때문입니다.

 

 

재정경제부가 2026년 9월 22일 폐지·수정하기로 한 계약특례는 60건 가운데 22건입니다

 

재정경제부는 2026년 9월 22일 제4차 조달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공공기관 계약특례 60건 가운데 18건을 폐지하고 4건을 수정하여 재승인하기로 하였습니다. 나머지 38건은 공익 목적이 인정되어 그대로 유지됩니다(대한경제 2026년 9월 22일 보도).

 

정비 대상은 세 갈래입니다. 퇴직자 유관 업체와의 수의계약처럼 경쟁을 제한하는 특례, 견적서 없이 수의계약을 허용해 온 특례, 그리고 설계변경·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요건을 좁혀 놓은 특례입니다.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 걸리는 것은 셋째입니다. 물가변동 조정의 기준시점이나 산정 방식을 일반 계약보다 까다롭게 제한하거나, 설계변경에 따른 실비정산에서 간접비와 공기연장 비용을 빼 두는 방식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기관별 명단과 수정 문안이 아직 공개되지 아니하여 당장 계약서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재정경제부는 표준지침을 배포하고 관계 법령을 고친 뒤 순차로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폐지·수정 대상 22건이 어느 기관의 어느 조항인지는 2026년 9월 22일 현재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곧 지금 진행 중인 공사에서 다투어지는 것은 정비 방침이 아니라 이미 서명한 계약서의 문언입니다. 그 문언이 효력을 갖는지는 아래 판결들이 정한 기준으로 갈립니다.

 

공공공사를 수행 중인 시공사이시라면 계약서와 입찰안내서에서 조정을 제한한 조항을 먼저 찾아 두시면 좋습니다.

 

 

조정을 배제한 특약이라도 원칙적으로는 효력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대법원 2017년 12월 21일 선고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은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규정이 발주기관과 계약상대자가 조정을 배제하는 합의를 하는 것까지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공공계약도 국가나 공기업이 사경제의 주체로서 대등한 지위에서 맺는 사법상 계약이므로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원칙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계약금액 조정 규정은 계약담당자가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한 데에 그치고, 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특수조건을 붙이는 것을 막는 규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환율로 131억 원을 잃은 건설사가 30억 원만 청구하였다가 전부 졌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1나75203)

 

대형 건설사 두 곳은 2007년 4월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아산배방지구 집단에너지시설 건설공사 도급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에는 국외업체와 계약하는 부분의 금액은 물가변동과 환율변동을 미리 감안한 고정불변금액이고 그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특수조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오르면서 두 회사가 입은 환차손은 약 131억 원이었습니다. 두 회사는 그 가운데 30억 원을 일부 청구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1나75203 판결은 제1심이 청구를 기각한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항소를 기각하였고,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이 상고를 기각하여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이 그 특약을 살려 둔 이유는 위험이 양쪽으로 갈리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은 가격이 오를 수도 있지만 내릴 수도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배제특약을 믿고 환 위험을 회피해 두었는데 뒤에 물가가 내렸다는 이유로 발주기관이 감액을 요구한다면 계약상대자가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입는다는 것입니다.

 

같은 사건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1나75203 판결은 계약 체결 시점인 2007년 4월에는 이듬해의 환율 급등을 예상할 수 없었고, 계약 체결 당시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는 조항이라면 나중에 현실로 불이익이 생겼다는 사정만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 조항은 계약 체결 6개월 전 현장설명회에서 배부한 입찰안내서에도 같은 내용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도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은 무효입니다

 

발주기관이 계약을 맺을 때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현행법의 문언입니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그러한 부당한 특약은 무효라고 법이 직접 정하고 있습니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두 조항은 2019년 11월 26일 신설되어 2020년 5월 27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같은 내용이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들어 있었고, 그 시행령 조항은 2020년 4월 7일 삭제되었습니다.

 

2020년 5월 27일 전에 맺은 계약을 다투는 서면에서 시행령 조문을 그대로 적으면 삭제된 조문을 인용하는 것이 되므로,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적용 법령을 특정하셔야 합니다.

 

 

무효가 되려면 다소 불이익하다는 정도를 넘어 형평에 어긋나야 합니다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대법원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은 특약이 계약상대자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발주기관이 계약상대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특약을 정함으로써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판단할 때 보는 것은 다섯 가지입니다. 그 특약으로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불이익이 현실이 될 가능성, 전체 계약에 미치는 영향, 계약을 맺은 과정, 그리고 관계 법령의 규정입니다.

 

 

발주처가 기한을 무제한으로 미룰 수 있게 한 조항은 무효가 되었습니다 (대법원 2019다214460)

 

대법원 2020년 8월 13일 선고 2019다214460 판결의 사안에서는 국가가 발주한 관측장비 공급계약의 구매규격서에 「발주처는 선적기한을 12개월 이내에서 연기할 수 있고 필요시 추가 연기가 가능하며, 연기에 따른 추가 대금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습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판결은 그 조항을 문언대로 읽으면 발주처는 언제까지나 기한을 미룰 수 있고 계약상대자는 그 사이에 생긴 비용을 전혀 청구할 수 없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한 내용은 계약상대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 2019다214460 판결이 상고를 기각하여 확정되었습니다.

 

 

그 사건에서 인정된 것은 금융비용·보증수수료·보험료·인건비 상승분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판결이 실비로 인정한 항목은 넷입니다. 공급대금을 늦게 받는 동안 묶인 자금의 금융비용 합계 189,294유로, 계약이행보증 기간을 늘리면서 든 보증수수료 4,699유로, 자재를 창고에 더 오래 두면서 오른 보험료 합계 5,910유로, 지연 기간에 오른 직원 임금 합계 160,380유로입니다.

 

선급금 반환을 보증하는 데 든 비용 34,574.60유로도 함께 인정되었습니다. 계약금액 조정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현장 인건비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같은 사건에서 자료를 대지 못한 항목은 그대로 배척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판결은 원자재 부속품의 보증연장비용을 지출 사실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습니다. 추가 인원 파견과 추가 작업에 든 비용도 연기 때문에 필요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항목을 주장하는 일과 지출을 증명하는 일은 다릅니다. 영수증과 대장이 없으면 조정 사유가 인정되어도 금액이 남지 않습니다.

 

공사기간이 늘어난 현장의 수급인이시라면 항목마다 영수증과 대장을 따로 묶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정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실비를 넘지 못합니다

 

공사기간이나 운반거리가 바뀌어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 조정은 바뀐 내용에 따라 실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집니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6조 제1항). 실비는 실제로 쓴 돈이라는 뜻이므로 일실이익이나 기회비용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법이 정한 조정 사유에 물가변동과 설계변경 외에 그 밖의 계약내용 변경이 들어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9조). 공사기간 연장은 셋째 사유로 다루어집니다.

 

 

발주처가 알아서 조정해 주지 않고 계약상대자의 신청이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 2019다214460)

 

대법원 2019다214460 판결의 사안에서 발주처는 계약상대자가 계약기간 종료 전에 서면으로 연장신청과 조정신청을 함께 하지 않았으므로 추가비용을 줄 의무가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판결은 그 조항이 발주처의 요청으로 기한이 미루어진 경우에까지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보아 그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다만 그 결론은 기한을 미룬 쪽이 발주처였기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계약상대자 쪽의 사정으로 공사기간이 늘어난 때에는 서면 신청을 갖추지 못한 것이 그대로 불이익으로 돌아옵니다.

 

 

가장 최근 판결에서는 합의서에 서명한 쪽이 졌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서울고등법원 2026년 8월 21일 선고 2025나211073 판결의 사안에서 원고 회사는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공사대금 2억 1,280만 원을 청구하였습니다.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되는 과정에서 원고는 계약내용변경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고, 그 뒤 재착공계를 제출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판결은 그 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두 당사자가 공사기간을 150일로 유지한 채 계약금액을 올리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같은 판결은 상고심 사건번호가 확인되지 않아 확정 여부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공사기간을 유지한다는 문구 자체는 부당특약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판결은 계약금액과 공사기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문구를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근거로 든 사정은 원고가 그 합의서를 스스로 작성해 주었다는 점, 그 뒤 재착공계를 제출하고 공사를 마칠 때까지 공사기간 연장이나 계약금액 증액을 추가로 협의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설계변경은 발주처의 승인이 있어야 설계변경으로 인정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같은 사건에서 원고는 임시배전반의 위치를 옮겨 시공하였으므로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판결은 설계도면에 적힌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거나 발주처의 승인을 받아 작업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케이블 종류를 바꾸어 시공한 부분도 같았습니다. 현장감독관이 설계서대로 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였고, 원고가 일방적으로 만든 물량내역서만으로는 설계변경 사유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현장에서 도면과 다르게 시공하게 되신 분은 착수 전에 발주처의 서면 승인을 받아 두시면 됩니다.

 

 

두 사건을 가른 것은 누가 기한을 늘렸고 누가 문서에 서명하였는지입니다

 

대법원 2019다214460 판결의 사안에서 기한을 미룬 쪽은 발주처였고, 계약상대자는 그 사이에 생긴 비용을 여러 차례 청구해 왔으며, 변경계약서에 추가비용을 정산하는 데 협조한다는 문구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판결의 사안에서는 계약상대자가 기간과 금액을 그대로 두는 합의서를 스스로 작성해 주었고, 그 뒤 완공까지 증액을 요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문언이 비슷해 보여도 결론이 갈린 자리는 거기입니다. 조항 자체보다 그 조항이 만들어진 경위와 그 뒤의 행동이 판단을 좌우합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발주한 공사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기관장이나 계약담당자도 계약을 맺을 때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정해서는 안 됩니다(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5조 제2항).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공사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규칙에는 무효라는 문언이 따로 없지만, 서울고등법원 2025나211073 판결은 공공계약에서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은 효력이 없다는 기준을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였습니다.

 

 

지금 계약서에서 확인하실 조항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배제하거나 기준시점과 산정 방식을 좁혀 둔 조항입니다. 둘째, 설계변경 실비정산에서 간접비와 공기연장 비용을 빼 둔 조항입니다.

 

셋째, 조정 신청의 기한과 방식을 정한 조항입니다. 넷째, 공사 중지와 재착공 때 주고받는 계약내용변경 합의서와 이월요구 합의서의 문언입니다.

 

넷 가운데 실제로 금액을 가르는 것은 넷째입니다. 앞의 세 조항이 아무리 불리해도 서명 전이면 다툴 여지가 남지만, 넷째 문서에 서명한 뒤에는 그 문서가 합의의 증거가 됩니다.

 

계약내용변경 합의서에 서명을 앞두고 계시다면 계약금액 조정을 유보한다는 문구를 넣어 달라고 요청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정 사유가 생긴 날 남겨 두실 서류가 있습니다

 

발주처가 보낸 연기 요청 공문과 공사중지 지시서가 첫 번째입니다. 착공계, 공사중지계, 재착공계의 날짜가 서로 맞는지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비용 쪽은 항목마다 자료가 다릅니다. 금융비용은 금융기관이 발행한 이자 확인서, 보증수수료는 보증서와 영수증, 보험료는 납입 영수증과 보험증권, 인건비는 노무비 대장과 임금 상승을 보이는 자료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8나2017363 판결이 보증연장비용을 배척한 이유가 그 자료의 부재였습니다. 공사가 끝난 뒤에 모으려 하면 보험증권과 노무비 대장은 이미 보관 기간이 지나 있는 때가 많습니다.

 

 

다음 한 걸음은 조정 신청과 분쟁조정 신청의 순서입니다

 

먼저 발주기관 계약부서에 서면으로 계약금액 조정을 신청하시고 접수 사실을 남기십시오. 조정 사유가 생긴 때부터 준공대가를 받기 전까지가 실무에서 움직일 수 있는 구간입니다.

 

발주기관이 응하지 않으면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공사대금 청구의 소를 내는 길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계약서와 입찰안내서의 해당 조항, 연기 경위를 보이는 공문, 비용 자료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준공대가 수령을 앞두고 계시다면 조정 신청을 먼저 접수하신 뒤에 대가를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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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호 변호사 | 로앤강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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