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해결사례

건물만 경매로 낙찰받았는데 땅을 쓸 권리가 없다면 철거됩니까 — 매각대금을 배당받은 토지 소유자의 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를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으로 기각한 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대법원 84다카1131)

부만변 2026. 9. 29. 12:34

세 줄 요약

 

· 강원 지역에서 토지 소유자가 개발자에게 건물 부지 사용을 승낙해 지어진 일반철골구조 건물이, 토지 소유자의 대위변제로 땅은 빠진 채 건물만 경매되어 5억 25만 원에 매각되었습니다.

 

· 매각대금의 거의 대부분을 1순위 근저당권자로 배당받은 토지 소유자가 약 7개월 뒤 매수인에게 건물 철거와 토지 1,112㎡ 인도를 구했으나, 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며 기각했습니다.

 

· 매수인이 개발자의 토지사용권을 넘겨받아 대항할 수 있다는 피고 측 주장은 판결의 근거가 되지 못했지만 신의칙 항변과 점유 범위에 관한 반박은 인정되었고, 이 판결은 제1심 판결입니다.

 

 

이 글이 답하는 질문

 

1. 땅 주인과 건물 주인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2. 건물만 경매에 나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3. 매각대금은 누구에게 배당되었습니까

4. 토지 소유자는 무엇을 근거로 철거를 구했습니까

5. 매수인은 개발자의 토지사용권을 내세울 수 있었습니까

6. 법원은 어떤 사정으로 신의칙 위반을 인정했습니까

7. 대법원은 철거 청구와 신의칙을 어떻게 보았습니까

8. 점유 범위는 어디까지 인정되었습니까

9. 어떤 사정이 달랐다면 결론이 바뀌었겠습니까

10. 건물만 입찰하려는 사람과 토지 소유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합니까

 

 

법령 일람

 

법령 조문 내용
민법 제2조 제1항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민법 제214조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고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366조 저당물의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는 건물소유자에 대하여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료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인용 판례 일람

 

법원 사건번호 선고일 쟁점 결론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2021. 4. 28. 건물만 경매로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토지 소유자의 건물철거·토지인도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 사용 승낙 경위와 배당 사정에 비추어 신의칙 위반, 청구 기각(제1심)
대법원 84다카1131 1985. 4. 9. 법정지상권이 붙은 건물을 양수한 자에 대한 대지 소유자의 건물철거 청구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음(전원합의체)

 

────────────────────

 

낙찰받은 건물에서 식당을 꾸려 가던 매수인에게 땅 주인의 소장이 날아들었습니다. 건물을 부수고 땅을 비워 달라는 요구였고, 보낸 사람은 매수인이 낸 매각대금에서 배당을 받아 간 1순위 근저당권자였습니다.

 

땅 주인 쪽 논리에도 버팀목이 있었습니다. 경매 목적물은 건물 하나였고 토지는 팔리지 않았으며, 매수인이 들고 있던 사용 허락은 땅 주인이 아닌 개발자에게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장재호 변호사는 건물 매수인인 피고의 소송대리인으로 제1심을 수행했습니다. 피고 측이 내세운 세 가지 주장 중 개발자의 토지사용권으로 대항한다는 주장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1심 판결이므로 상소심에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약 700평 중 300평은 개발자가 쓰기로 하고 땅은 다른 사람이 2014년 11월 샀습니다

 

개발을 계획한 사람이 자금 부족으로 임야 세 필지를 직접 사지 못하자, 토지 소유자가 대신 매수하고 약 700평 가운데 300평의 사용권을 개발자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토지 소유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날은 2014년 11월 11일입니다.

 

 

건물의 건축허가·착공은 그보다 먼저인 2014년 10월 16일에 이루어졌습니다

 

토지 소유자가 등기를 받기 26일 전에 이미 건축허가가 나고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개발자는 가족 명의로 일반철골구조 건물을 올려 2015년 9월 18일 보존등기를 했으므로, 땅과 건물은 처음부터 명의가 달랐습니다.

 

 

초과 사용한 120평은 1억 5,580만 원 부담으로 정산되고 부지는 약 420평으로 분할되었습니다

 

건물 부지가 300평을 약 120평 넘자 두 사람은 2016년 10월 15일경 보상 방법을 협의했습니다. 매매대금이 1억 9,080만 원인 임야 1,053㎡를 사면서 그중 1억 5,580만 원을 개발자가 치르고 그 임야를 토지 소유자 앞으로 옮기는 방식이었고, 등기는 2016년 12월 12일 마쳐졌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2017년 11월 1일 토지를 약 420평인 1,390㎡로 분할했습니다.

 

 

토지와 건물에 걸린 조합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6억 3,600만 원까지 늘었습니다

 

조합의 근저당권은 2015년 3월 6일 건물 명의자를 채무자로 토지에 먼저 설정되었습니다(채권최고액 7,200만 원, 같은 해 7월 1일 3억 원으로 증액). 2015년 9월 18일 건물이 공동담보로 들어가면서 최고액이 6억 3,600만 원으로 바뀌었습니다.

 

 

2018년 8월 경매가 시작될 때 건물 1층에서는 토지 소유자 부부가 식당을 하고 있었습니다

 

토지 소유자의 배우자는 2017년 2월 8일 건물 명의자에게서 1층을 임차했고, 토지 소유자 부부가 그 자리에서 식당을 열었습니다. 2018년 8월 13일 조합의 신청으로 토지와 건물 전부에 대한 임의경매가 개시되었습니다.

 

 

대위변제로 토지 근저당권이 혼동 소멸하면서 건물만 경매 목적물로 남았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2019년 4월 16일 조합 채권을 대위변제(남의 빚을 대신 갚고 채권자 지위를 넘겨받는 것)하고 다음 날 근저당권이전등기를 받았습니다. 자기 땅에 자기 근저당권이 있게 되어 토지 쪽 근저당권은 혼동으로 말소되었고, 토지 경매는 2019년 4월 24일 취소되었습니다.

 

 

매수인은 2019년 11월 5억 25만 원을 냈고, 그 돈은 거의 대부분 토지 소유자에게 배당되었습니다

 

건물 경매에서 매수인이 매각대금 500,250,000원을 완납한 날은 2019년 11월 27일이고, 소유권이전등기는 12월 6일에 마쳤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은 토지 소유자가 12월 19일 조합의 승계인인 1순위 근저당권자로서 그 대금의 거의 대부분을 배당받았다고 적었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로 철거와 1,112㎡ 인도를 청구했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매수인이 권원 없이 토지 위에 건물을 두고 음식점을 하며 땅을 쓰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소유물방해제거청구권(민법 제214조)을 근거로 건물 철거와, 창고·원두막·진입로 등을 포함한 1,112㎡의 인도를 청구했습니다.

 

 

토지가 매각되지 않은 이상 매수인에게는 원칙적으로 철거 의무가 있었습니다

 

건물만 경매로 산 사람은 토지에 대한 권리까지 사지는 못합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수인이 토지 소유자에게 건물을 철거하고 그 부지를 인도해야 한다고 전제했습니다. 토지 소유자 측 청구가 가볍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개발자의 사용권을 이어받았다는 피고 측 주장은 판결의 근거가 되지 못했습니다

 

피고 측은 개발자의 토지 무상사용권이 영구적인 사용수익권에 가깝고, 매수인이 개발자로부터 사용을 허락받았으니 토지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대항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은 이 논리를 채택하지 않고, 원칙적 철거 의무를 전제한 뒤 신의칙 항변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건물이 들어설 것을 알고 땅을 샀다는 것이 첫째 근거였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은 2014년 10월 16일 건축허가·착공 뒤 2014년 11월 11일 토지를 취득한 시간 순서와 매수 경위를 들어, 토지 소유자가 개발 사실을 알고 매수했다고 보았습니다. 신축 당시 300평 사용을 승낙했고, 추가 120평도 보상과 분할을 거치며 사후에 승낙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배당받은 매각대금과 7개월 뒤의 소송이 둘째 근거였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은 토지 소유자가 공동담보 채무를 대위변제한 뒤 건물 매각대금의 거의 대부분을 1순위로 배당받고도 약 7개월 만에 철거를 청구한 점을 짚었습니다. 매수인이 낸 돈으로 채권을 회수한 사람이 그 매수인을 상대로 건물을 없애라고 한 구조입니다.

 

 

건물 수명에 맞는 사용기간과 준공 5~6년이라는 사정이 셋째 근거였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은 사용 승낙의 기간은 건물의 구조와 용도에 맞는 상당한 기간으로 보아야 하며, 경매로 건물 주인이 바뀐다고 철거하기로 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했습니다. 준공 뒤 5~6년밖에 지나지 않은 일반철골구조 건물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대법원도 대지 소유자의 철거 청구를 신의칙으로 막은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 1985. 4. 9. 선고 84다카1131 전원합의체 판결은 법정지상권이 붙은 건물을 사면서 그 지상권까지 넘겨받기로 한 사람에게 대지 소유자가 소유권에 기해 철거를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민법 제2조 제1항)상 허용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철거를 구하는 사람이 오히려 상대방의 토지 사용을 용인할 의무를 지고 있다면 소유권에 기한 청구라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법정지상권이 없는 사안에서는 사용 승낙과 배당 경위가 신의칙 판단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법정지상권(민법 제366조)은 저당물 경매로 땅과 건물의 주인이 달라진 때 건물을 위해 생기는 지상권입니다. 땅과 건물의 명의가 처음부터 달랐던 이 사건에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은 법정지상권을 다루지 않고, 승낙 경위·보상·배당·건물 연한을 모아 신의칙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창고·원두막·진입로는 매수인의 점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피고 측은 창고와 LPG저장소, 컨테이너, 원두막은 매각 대상이 아니었고 제3자가 만든 것이며, 진입로는 토지 소유자 소유 세차장으로 드나드는 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은 건물과 그 부지를 넘어 매수인이 점유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배당을 받지 않았거나 건축허가 전에 땅을 샀다면 결론이 달랐을 여지가 큽니다

 

토지 소유자가 매각대금을 한 푼도 배당받지 않았거나, 건물이 서기 전에 땅을 사서 사용을 승낙한 일이 없었다면 원칙으로 돌아가 철거 청구가 인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결국 이 사건의 승부처는 날짜와 배당표로 토지 소유자의 앞선 행동을 증명할 수 있었는지였습니다.

 

건물만 입찰하려는 분이시라면 건축허가일과 토지 소유권 취득일, 그리고 토지 소유자가 배당받을 채권자인지를 매각기일 전에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제1심은 2021년 4월 28일 건물 매수인에 대한 토지 소유자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단34369 판결(2021. 4. 28. 선고)의 주문은 토지 소유자의 건물 매수인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고 그 소송비용을 토지 소유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입니다. 이 글은 제1심 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했으며, 상소심에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철거 소송을 당한 매수인은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고 승낙·배당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청구를 다투는 답변서를 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 건축물대장, 토지 등기사항증명서, 토지 사용 승낙서나 보상 약정서, 경매사건의 배당표가 신의칙 항변의 뼈대가 됩니다.

 

 

사용을 승낙하는 토지 소유자는 기간과 건물 매각 때의 처리를 적어 두어야 합니다

 

건물 신축을 허락하면서 사용기간과 지료, 건물 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할지를 정하지 않으면 승낙이 건물 수명만큼 이어진다고 해석될 여지가 생깁니다. 담보로 잡힌 채무를 대신 갚고 배당을 받을 계획이라면 그 뒤 철거를 구할 수 있는지도 미리 따져 보셔야 합니다.

 

 

참고한 판결

 

·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1. 4. 28. 선고 2020가단34369 판결(제1심)

 

· 대법원 1985. 4. 9. 선고 84다카1131 전원합의체 판결

 

────────────────────

 

장재호 변호사 | 로앤강 법률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전문변호사(제2023-818호) / 세무사 자격 보유

 

서울지방변호사회 중대재해처벌법 TF 자문위원 / 강남구도시관리공단 법률자문위원 역임

 

서울 송파구 법원로8길 13 헤리움써밋타워 1004호 / 상담 010-8749-3630 / lawcjh80@naver.com / www.lawcjh.kr

 

카카오톡 상담 https://open.kakao.com/o/s93PkZHi